언젠간 웃으며 회진 도는 날이 오기를|전공의들의 하루에서 찾아본 진짜 ‘슬기로운 삶’의 의미
병원에 입원한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봤을 그 장면.
아침 6시도 안 된 시간,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무표정하게 줄을 서서 병실을 도는 회진.
그중엔 분명 눈이 반쯤 감긴 사람,
커피를 물처럼 들이키는 사람,
휴게실 바닥에 몸을 뉘다 잠든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그들이 바로 전공의입니다.
언젠가 한 드라마 제목이 현실을 비틀어 보여줬죠.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
하지만 진짜 그 삶은 슬기롭기보단, 너무 치열하고 조용히 고통스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글에서는 그 ‘언젠간’ 슬기로워질지도 모르는 전공의의 삶을
하루 단위로, 그리고 감정 단위로 따라가 보려 합니다.
전공의라는 직업이란 어떤 하루를 견디며,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걸까요?
📅 전공의의 하루, 그렇게 흘러간다
시간 일과 요약 현실 속 느낌
05:00~06:30 | 기상 및 회진 준비 |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전날 당직 후 회진 이어가는 경우도 흔함 |
07:00~08:30 | 아침 회진 및 수술 전 브리핑 | 환자 수에 따라 달라짐. 교수님 앞에서 긴장과 피로가 겹치는 시간 |
09:00~17:00 | 수술, 외래보조, 검사입회, 병동 호출 응대 등 | 실질적인 병원 운영의 ‘몸통’ 역할 수행. 중간 쉬는 시간 거의 없음 |
18:00~20:00 | 저녁 회진 및 업무 마무리 | 환자 상태 보고, 다음날 일정 정리. 이때도 호출 전화는 계속 울림 |
20:00 이후 | 당직 or 귀가 | 당직일 경우 병원에 잔류. 귀가해도 응급 콜 때문에 긴장을 놓지 못함 |
전공의의 하루는 ‘시간표’가 아니라 ‘예상표’입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응급상황, 갑작스러운 수술, 지연되는 회진으로
하루가 어떻게 끝나는지도 모른 채 집에 돌아오죠.
그리고 다음날, 다시 같은 시간이 반복됩니다.
🩺 전공의의 고단함은 어디서 오는가
전공의의 삶이 단순히 바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그 안에는 제도적 모순, 감정적 노동, 실질적인 처우 부족이라는 세 가지 큰 축이 있습니다.
- 과잉 노동과 불투명한 휴식
- ‘주 80시간’이라는 제한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병원도 많음
- 병동 호출, 응급 수술 대기 등으로 ‘쉬는 시간’ 자체가 불안정함
- 감정 노동의 반복
- 환자와 보호자의 불만 응대는 대부분 전공의 몫
- 교수와 환자 사이에서 의견 조율하면서도 감정 표현은 금지
-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 열심히 일하지만 전문의 이후의 삶도 안정적이지 않음
- 과 선택에 따라 삶의 질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짐
🌱 그런데도 이들이 버티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는 병원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 고단한 삶을 ‘버티는’ 게 아니라 ‘견디는’ 이유는
어쩌면 자신이 치료한 누군가가 눈을 뜨고 미소 지을 때,
환자가 마지막으로 손을 꼭 잡아줄 때,
그 순간에 의미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한 전공의가 남긴 말이 기억납니다.
“그래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건, 가끔 나를 살리는 일도 돼요.”
💭 언젠가는, 정말 슬기로워질 수 있을까?
언젠간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라는 말은
드라마처럼 해피엔딩으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들의 고단함을 인식하고, 조금이라도 나아지도록 제도와 문화가 움직이게 하는 것이겠죠.
우리가 입원했을 때, 병실 복도 끝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 ‘살짝 웃어준 그 사람’이
밤을 지새운 전공의일 수 있다는 걸 기억한다면—
그들의 삶도 조금은 덜 외롭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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